꽝꽝 언 겨울강이
왜 밤마다 쩡쩡 울음소리를 내는지
너희는 아느냐

별들도 잠들지 못하고
왜 끝내는 겨울강을 따라 울고야 마는지
너희는 아느냐

산채로 인간의 초고추장에 듬뿍 찍혀 먹힌
어린 빙어들이 너무 불쌍해
겨울강이 참다참다 끝내는
터뜨린 울음인 줄을

-  겨울강, 정호승  -

타짜 시리즈로 마음을 앗아가셨던 허영만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오랜 준비와 정성스런 그림과  시간과 열정으로 한컷 한컷 만드
셨고, 거기에 따스한 감성이 어우러져.. 감동을 안고 보았습니다..
그 중..빙어 낚시에 관한 장면이 있거든요..
오이맛이 난다는 빙어회에 대한 궁금증도 있지만...
팔딱이는 빙어를 입에 넣는다는 것이 ...대번에 정호승님의 시가
떠오르고 말았고...암만해도 빙어회 먹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려도 못 먹을 거 같습니다..

한국에 갔을때..<오돌이>란 무어라는 걸 모르고 (상상도 못하고)
입에 넣었다가..이 분이 제 빰을 치는 바람에..기절 할 뻔 했든
기억이 새로와서...

지금 , 깊은 밤..
내 맘에 좋은 시..

<  가을이 되면 찬밥은 쓸쓸하다
    찬밥을 먹는 사람도
    쓸쓸하다

    이 세상에서 나는 찬밥이었다
    사랑하는 이여

    낙엽이 지는 날
    그대의 저녁 밥상 위에
    나는
    김 나는 뜨끈한 국밥이 되고 싶다   > -   찬밥, 안도현  -


* 머시라고님에 의해서 자유게시판에서 이곳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1-1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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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라고

January 11, 2005

이 글을 읽고 밤늦게 나갔는데,, 돌아오는 새벽.. 눈이 펑펑!! 그 눈 때문에..
안도현선생님은 '겨울 강가에서'에 어린 눈발들이 다른데도 아니고 강물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흔적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강물소리가 났던 것이었다..고... 눈을 제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고 하셨는데,, 그 살얼음 안에서 강은 또 어린 빙어가 너무 불쌍해 울고 있었네요... 강은 참 정情도 많고 감성적이네요.. 게다가 별처럼 좋은 친구까지....
아,, 저도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빙어가 그대 밥상 위에 빙어회가 되고 싶어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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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라고

January 11, 2005

으아~.. 파리의연인 3회의 그 명대사가 정말 여기에 따~악이네요.... 아아..펄떡.펄떡.
나야 항상 그대 심장 밑바닥에서 펄떡이고 있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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