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Dec, 2004

안도현 - 강

머시라고 조회 수 6374 추천 수 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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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가려고
나는 강을 만들었다

강은 물소리를 들려주었고
물소리는 흰 새떼를 날려보냈고
흰 새떼는 눈발을 몰고 왔고
눈발은 울음을 터뜨렸고

울음은 강을 만들었다
너에게 가려고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82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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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나기까지 삼 년이 걸렸다.
유달산 마당바위에서의 그 외침들을
삼학도가 외면하지 않았구나 싶었다

다도해에 짙게 깔린 새벽 안개들이
내 광기에 놀라 도망가다
네가 사는 도시에 이르렀다고 했다

첫눈에 알았다.
다도해에 짙게 깔린 새벽 안개
하지만 내 기다림이 짧았다

삼년 뒤, 그 만큼의
다시 삼년 뒤

너에게 오라고
너에게 가려고
모든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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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 ㅅ ㄹ

December 24, 2004

그대가 한 자락 강물로 내 마음을 적시는 동안 끝없이
우는 밤으로 날을 지새우던 나는 들판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밤마다 울지 않으려고 괴로워하는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래오래 별을 바라본 것은 반짝이는 것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어느 날 내가 별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헬 수 없는 우리들의 아득한 거리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지상의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길들을
내기 시작 했습니다. 해 뜨는 아침부터 노을 지는 저녁까지
이 길 위로 사람들이 쉬지 않고 오가는 것은
그대에게 가는 길이 들녘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 그대에게 가는 길, 안 도 현 >

그냥..왠지..이란성 쌍동이 시 같아서리 못 참고...
영상을 보는 듯도 하고..sequal을 보는 듯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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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라고

December 28, 2004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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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