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Oct, 2004

정호승 - 밤벌레

머시라고 조회 수 6654 추천 수 0 목록
□□□□□□□□□□□□□□□□□□□□□□□□□□□□□□□□□□□□□□

밤벌레

겨울밤 창밖에 눈은 내리는데
삶은 밤 속에 밤벌레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
죽은 태아처럼 슬프게 알몸을 구부리고
밤벌레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날부터 나는 삶은 밤은 먹지 않았다
누가 이 지구를 밤처럼 삶아 먹는다면
내가 한 마리 밤벌레처럼 죽을 것 같아서
등잔불을 올리고 밤에게 용서를 빌었다

□□□□□□□□□□□□□□□□□□□□□□□□□□□□□□□□□□□□□□

은하계를 포함하는 온 우주가
그냥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하나의 세포에 불과할지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지금 당신을 힘들게 하는 일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profile

보시리

November 16, 2004

뜬금..없지만...., 느닷 없이 <맨 인 블랙> I 이었나..II였나..암튼..
우리가 사는 동네를 Zoom out 해서..도시가..나라가.. 대륙이..
지구가...어느..<이티>의 구슬놀이 주머니에 쏘오옥~! 들어가든 거..
생각 나네요...
그거 보믄... 이 쪼그만 혹성에서..
나름대로 머리 싸매며..고민하고..괴로와 하고
꼭 죽을 것만 같던 엄청난 ..스트래스가...꽤 하찮게 보이고...그래요.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170 김정란 - 눈물의 방 보시리 2014-05-05 9010
169 김수영 - 슬픔이 하나 보시리 2014-04-21 12560
168 백학기 - 오랜만에 쓴 편지 file 보시리 2013-11-13 6077
167 문태준 - 思慕 file 보시리 2013-10-19 8666
166 다카무라 고타로 - 도정 file 머시라고 2013-07-17 12554
165 김재진 - 보일러 file [2] 보시리 2012-06-26 15932
164 구상 - 그 꽃 보시리 2012-01-31 5517
163 김춘수 - 西風賊 file [1] 보시리 2012-01-02 15140
162 유재두 - 풀은 풀이라고 불렀으면 file 보시리 2011-10-24 17115
161 김종삼 - 어부 [10] 보시리 2011-10-01 12448
160 천양희 - 희망이 완창이다 보시리 2011-07-07 6166
159 정현종 - 방문객 file 보시리 2011-03-04 41644
158 류시화 - 들풀 [1] 머시라고 2010-05-04 10960
157 박제영 - 거시기 보시리 2010-03-20 19810
156 서안나 - 동백아가씨 보시리 2010-03-19 58407
155 최원정 - 산수유 [2] 보시리 2010-03-13 24385
154 이문재 - 노독 보시리 2010-02-28 56013
153 이기철 - 유리(琉璃)에 묻노니 보시리 2010-02-19 6682
152 나호열 - 비가 후박나무 잎을 적실 때 보시리 2010-01-16 8798
151 박남준 - 흰나비 떼 눈부시다 보시리 2009-12-17 7889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