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Jun, 2004

한용운 - 나는 잊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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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잊고저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저 하여요
잊고저 할수록 생각히기로
행여 잊힐까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면 생각히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도 말고 생각도 말아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버려두어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 되고
끊임없는 생각생각에 님뿐인데 어찌하여요.

구태여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과 죽음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하여요.

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저 하는 그것이 더욱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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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 여인이 이런 시를 그에게 선물했던 것일까?

이별하여 잊고저 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표정보다는
가끔 그 사람 얘기도 꺼내면서 자연스레 잊히길..

말 한번 건네보지 못한 여인이라면,,
누군가는 용기를 내어볼 것도 권하겠지만,,
그런 경솔함이 때론 그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할지도 모른다..

언젠가 누군가의 낭송을 들은 기억이 있다..
홀로 점심 먹고 돌아오다가 서점에서 '님의 침묵' 시집을 집었다.
시집 홀로 남겨두고 올 수 없어, 책장으로 데려왔다.ㅋ


김광석 -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인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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