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Feb, 2004

도종환 - 어떤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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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편지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진실로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한 사람의 아픔도 외면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처음 만난 그 숲의 나무들이 시들고
눈발이 몇 번씩 쌓이고 녹는 동안
나는 한번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내가 당신을 처음 만나던 그때는
내가 사랑 때문에 너무도 아파하였기 때문에
당신의 아픔을 사랑할 수 있을리라 믿었습니다
헤어져 돌아와 나는 당신의 아픔 때문에 기도했습니다
당신을 향하여 아껴온 나의 마음을 당신도 알고 계십니다
당신의 아픔과 나의 아픔이 만나
우리 서로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생각합니다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동안은 행복합니다
진실로 모든 이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는 동안은 행복합니다.

-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서울 : 실천문학사, 2003),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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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
그 사람과 나 사이에 몇 겹풀의 눈이 쌓이고 녹았었는지,,,
혹한의 추위라도 만난 듯 안절부절.
그래서 눈이 오면 그리움이 더해지는지,,,

내 아픔만 알아주길 바라며 살아온 것 같다.
그 사람의 아픔 하나 안다고,
그를 모두 이해한 것처럼 착각하며 살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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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