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Aug, 2003

한승원 -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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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을 움켜쥔 적이 있었다.
창공도 별것이 아니다.
내 손아귀 속에서 펄럭펄럭 가슴 두근거리고 있었다.
처마 구멍에 그물을 받치고 잡아 낸 참새 한 마리

그 참새와 한 구멍에 있다가 푸르륵
어둠을 가르고 날아간 다른 참새는
어느 창공을 헤매고 있을까
그때 실수로 날려 보낸 참새의
발목에 묶어놓은 내 가슴속의 명주실꾸리는 계속 풀렸고 어른이 되었다.

나는 지금 내 손아귀 속에 가슴 두근거리던
그 참새같이 누군가의 거대한 손아귀에
잡혀 있다. 그는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부산에서 제주로
제주에서 광주로
광주에서 서울로
날고 또 날아보아도 나는 내내 붙잡혀 있는 참새 한 마리 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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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의 글쓰기 교실을 읽다가 이 시에 하루를 담았다.

우연히 마주치면
발목에 명주실이 묶여 날아다녔던 새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지금 누군가와 사귀고 있고,
옛 여인이 찾아와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 놓여있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느냐 묻는 것 같은
이런 멍청한 질문이 또 어디 있겠느냐,,,

j(^u^)y 미안,,ㅋㅋ
'멍청한' 이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질문은 답을 알만한 사람에게 던져야 하는 것 같아서 ^^;

옛 여인은 고마웠던 사람이고,
내 애인이 있다면
그녀는 고마운 사람일 것이다.

둘 다 고맙다고 ??

다시한번 말했다.

옛 여인은 고마웠던 사람이고,
사귀는 이는 고마운 사람이다.

나는 현실에 충실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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