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6세반 개강을 앞둔 아이가
악몽이라도 꾸는듯 밤새 3~40분 터울로 울어댄다.
"OO이 나빠~ ㅁㅁ 저리가~ ㅜ.ㅠ;"
2년 연속 힘들게 하는 OO와
4세 때 손을 물어 큰 상처를 남겼다가 5세때 다른 반이던 ㅁㅁ가
6세반에 같은 반이 됐다고 한다.
"누구누구랑 다른 반으로 해주시면 안될까요?"
하며, 전화하는 부모를 좋지않게 봤던 나의 시선이 부끄러웠다.
내 아이의 상황 앞에서 또 다시 역지사지가 얕았음을 체감했다.
'아내에게 아침에라도 전화하라고 해야하나?'
이십년 전부터 3월 2일이 즐겁지 않은 나는 피곤이 겹쳤다.
<치즈인더트랩>의 대사처럼, '어딜가도 OO,ㅁㅁ같은 사람은 있을거야.'
'아니 어쩌면 더 힘들게 할 친구가, 4~5~6세에 걸쳐 다른 반에 배정되어 왔었을 수도 있어. 최선은 아니어도 최악은 피해온 행운일거야.'
'미래의 초중고 때 OO,ㅁㅁ 보다 더한 친구와 함께 지내기 위해서도 지금을 겪게 해야 해.'
나의 체면을 핑계삼은 이런 생각과
'전화는 어차피 아내가 한다'는 수월함이 다툰다.
그래도 이 체면 방어선이 무너지면,
'우리 애가 그럴리 없다.'는 꼴불견도 감행할지 모른다.
나의 마음에서 하나 뽑아내는 일인데,
그것이 썩은 이빨이 맞는지, 혹시나 기둥 벽돌은 아닐지 소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