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호환 작업 전 입니다. 영상은 고향집 드라마네집에서 감상 가능합니다.
[극본] 홍진아·홍자람 자매


강마에 : 악장, 혼자 뭐 먹어.
    비타민이면 힘내게 다 돌려. 앞으론 전쟁이야.
두루미 : 그냥 두통약이예요. 머리가 좀 아파서..
강마에 : 잘 돌아가지도 않으면서 아프기만 한 머리 뭐하러 달고 다녀. 갖다 버려.
    김갑용씨? 시향에 계셨다고 했죠? 은퇴는 왜 하신 겁니까.
김갑용 : 나이가..
강마에 : 나가란다고 그냥 나가요? 그 창창한 쉰일곱에?
김갑용 : 규정이..
강마에 : 그 이후론 다른 오케스트라 왜 안들어 갔습니까.
김갑용 : 나이가..
강마에 : 핑계입니다.
    (박혁권 앞에 서서) 대학 졸업하고 오케스트라 왜 안들어갔습니까?
박혁권 : 불러주는데가 없어가지구..
강마에 : 핑계입니다.
    (배용기 앞에 서서) 음대 왜 안갔어요.
배용기 : 아 저 아버님이 편찮으셔서..취..취직을..
강마에 : 어머님은 뭐합니까, 형제자매누나형들은 뭐했구요.
배용기 : 제가 3대 독자인데다가, 어머님이 춤바람이 나셔서,
    아버님은 누워계시고..
강마에 : 아프면 일 못합니까? 쓰러지면 라면 못 끓여 먹어요?
배용기 : 그래도 아버님이 누워계시는데..자식이..
강마에 : 그걸 왜 배용기씨가 상관합니까?
    자식, 부모 다 필요없습니다! 나만 생각해야되요!
    (건우를 보며) 넌 왜 대학 안갔어.
    하긴, 오만한 백치한테 뭘 바라겠어.
    이기적이 되야합니다. 여러분들은 너무 착해요.
    아니, 착한게 아니라 바봅니다.

    부모때문에, 자식때문에, 애때문에 희생했다?
    착각입니다.
    결국 여러분들 꼴이 이게 뭡니까?
    하고싶은건 못하고, 생활은 어렵고,
    주변사람들 누구누구때문에 희생했다.
    피해의식만 생겼잖습니까?
    이건 착한 것도 바보도 아니고 비겁한겁니다!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백가지도 넘는 핑계대고 도망친 겁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더이상 도망 칠데도 없습니다.
    보시다시피 벼랑 끝 옥상이예요.
    그래도 굳이 나는 안되겠다 하는 분들은 잡진않겠습니다. 가세요.
    마지막으로 도망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박혁권 : (소심하게 손을 들고 나가려하면)
강마에 : (열쇠를 꺼내며) 단, 저쪽 문은 제가 잠궜습니다.
    도망은 이쪽 난간으로 치기 바랍니다.
    3초 드리겠습니다. 하나, 둘, 셋!
    없나요? 좋습니다. 여러분이 선택한 길이니까 이의없으시죠?
박혁권 : 저기..
강마에 : 오늘부터 메인곡 오늘부터 메인곡 로스니의 윌리엄 텔 서곡 들어갑니다.
    지난 번에 했던 말랑말랑 예쁘기 만한 넬라 판타지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김갑용에게) 하루 두 시간, 아침 저녁으로 운동해서 폐활량 늘리세요.
    헬스클럽 트레이너한테 오보에 코스 짜달라고 하시고.
김갑용 : 오보에 코스요? 아..
강마에 : 당신은 지금이라도 트럼펫 학원 다니시고.
    더 이상 연습, 시간없어서 밤에만 못합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할 겁니다. 회사 관두세요.
    공연까지만 휴직서 내세요. 휴가 내시던가.
박혁권 : 제가 저기.. 장기휴직.. 휴가내기엔..
강마에 : 뭘 멍하니 보고 있는겁니까.
    시간이 없어요.
    연습실로 뛰세요, 어서.
       (열쇠를 하늘로 던지면 배용기가 냅다 받아 선두로 뛰고 모두 뒤따른다,
    머리 긁적이는 박혁권만 빼고)
List of Articles
번호
136 [시티홀] 괄호죠. 그 사람의 숨은 의미, 그게 나예요. file 머시라고 2009-07-06 5267
135 [시티홀] 내 행복을 위해 당신을 포기할 것이냐, 당신의 행복을 위해 내가 file 머시라고 2009-07-06 4656
134 [시티홀] 1억을 버는 게 빠를까요, 세는 게 빠를까요? 당신의 선택이 당신과 당신 아이들의 삶을 바꿉니다. file 머시라고 2009-07-06 4780
133 [강남엄마따라잡기]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어. file 머시라고 2009-07-02 4850
132 [강남엄마따라잡기] 왜 뛰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file 머시라고 2009-06-29 13426
131 [자명고] 운명은 저마다의 욕망이 씨실과 날실이 되어 서로 얽히고설키어 만들어내는 것 file [1] 머시라고 2009-06-29 5452
130 [시티홀] 두려움 때문에 갖는 존경심 만큼 비겁한 건 없다고 봅니다. file 머시라고 2009-06-09 6457
129 [남자이야기] 누구에게 복수하는 걸까요? 돈이 원수? file [10] 머시라고 2009-06-07 7362
128 [시티홀] 커피와 정치의 공통점 file 머시라고 2009-06-04 12624
127 [선덕여왕] 나보다 더 날 인정해주는 사람이 생겼어. file 머시라고 2009-06-04 4722
126 [남자이야기] 난 나도 죽이고 사는 걸. 돌아갈 데가 없대요. file 머시라고 2009-06-03 5890
125 [남자이야기] 당신밖에 안보이는데 file 머시라고 2009-06-03 30111
124 [베토벤바이러스] 꿈을 이루란 소리가 아냐. 꾸기라도 해보라는 거야. file [1] 머시라고 2008-10-26 6594
123 [신의저울] 전쟁을 겪은 군인은 전쟁터로 보내지 않겠다는 말 file 머시라고 2008-10-25 5693
122 [베토벤바이러스] 왜 공연 안 했어? 이사는 왜 열심히 안 했어? file 머시라고 2008-10-22 5239
121 [바람의화원] 정수기 아니었으면.. file 머시라고 2008-10-22 7801
» [베토벤바이러스] 핑계입니다. 이건 착한 것도 바보도 아니고 비겁한겁니다. file 머시라고 2008-10-22 4960
119 [달콤한인생] 영혼이 아니라, 몸 파는 거잖아 그것도, 뭐가 달라? file 머시라고 2008-07-31 5713
118 [대왕세종] 진심이 안되면 흉내라도 내는 것이 옳습니다. file 머시라고 2008-07-06 14128
117 [달콤한나의도시] 남 보기엔 더러운 것도 엄마 보이기엔 쪽 소리나게 좋으니. file [1] 머시라고 2008-06-27 5721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