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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세종 : 이제 과인은 그대를 파직할 수밖에 없습니다.
좌상박은 : 너무 오래 버티셨습니다.
     좀 쉬이 결정을 하셨다면은 어심이 한결 평안하셨을 겁니다.

대왕세종 : 과인은 말이지요. 대감으로부터 이 같이 지극한 충심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좌상박은 : 전하.

대왕세종 : 체면 때문이었습니다. 그대를 집현전에 남아있으라 한 것,
     남아서 계속 반대를 해야 더 좋은 정책을 입안할 수 있다고 한 것,
     그것은 과인의 진심이 아니었습니다.
     그대의 재주를 아까서가 아니라 과인의 체면 때문에,
     과인의 손으로 정적을 치지 않겠다 호언한 것을 바로 뒤집어 버리면
     면이 서지 않을 듯하여, 그래서 버텼을 뿐입니다.
     과인은 그렇게, 그렇게도 과인은 성군의 흉내를 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좌상박은 : 앞으로도 그렇게 하십시오, 전하. 진심이 안되면 흉내라도 내는 것이 옳습니다.
     고금이 기록하는 성군 또한 전하와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처음엔 흉내를 내다가, 그러다 어느새 그것이 몸에 베이고,
     진정으로 덕을 베푸는 법을 배워가실 것입니다.


대왕세종 : 미구한 과인의 마음을 이토록 깊이 헤아려 준다면
     이제야 말로 그대는 과인의 충신 중에 충신인 것을,
     과인이 대감을 잃어야겠습니까?

좌상박은 : 소신과 같은 자에게 충신이라 하는 것은 가당치가 않사옵니다, 전하.
     평생 상왕전의 칼로 살면서 하는 수 없었다고, 정치적으로 필요한 일이었다고,
     내가 아니라 해도 누군가는 했어야 하는 일이었다고,
     늘 그렇게 자위를 해왔으나 언제 옳았던 것은 아닙니다.

     아니 이 손으로 무고한 자를 수도 없이 쳐냈다하는 것이,
     그것이 오히려 진실일 것입니다.
     어쩌면 전하의 손으로 파직을 하시는 것조차
     소신의 죄를 너무 가벼이 묻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감사드립니다, 전하.
     그래도 마지막은 상왕전의 칼이 아니라 전하의 이토록 어진 군주의 신하로,
     전하를 위해서 작으나마 정성을 보태고 떠날 수 있도록 해주신 것,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소신은 물러가 남은 생명을 뭐든(?)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그것이 소신에게 남은 마지막 정치라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부디 성군이 되셔야 하옵니다,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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